우리 아이는 계란말이를 참 좋아한다.
밥을 차려주면 이것만 먼저 먹을 정도로.
포슬포슬한 식감이 좋은 것일까, 쨍한 노란색이 예뻐보인 걸까.
나로서는 잘 먹어주는 아이가 마냥 고마울 뿐이다.
계란말이를 한입 두입 먹고 나면 남편과 나에게 꼭 계란말이를 건넨다.
그걸 받아다 다시 자기 입에 넣어주는걸 좋아한다.
입을 '아-' 하고 벌리는걸 보고 있자면 조그마한 병아리같아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더라.
시간이 좀 지난 일중에 기억나는 날이 있다.
그날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고 아이 밥을 차렸다.
그날은 유독 힘에 부쳤는지 아이에게 밥을 먹이던 도중 눈물이 나왔다.
"미안해. 엄마가 아가 앞에서 울면 안되는데 미안해.."
말을 알아들을 나이가 아니었기에 내가 한 말은 그저 스스로에게 한 말이었다.
그때 아이 표정이 어땠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만 내 눈앞에 내밀어진 계란말이는 기억이 난다.
평소처럼 먹여달라는 것이겠거니, 가져가 다시 아이에게 내밀었다.
받아 먹어야 하는데 입을 꾹 다물고 먹질 않더라.
도로 나에게 내밀길래 받아다 다시 내밀었다.
그조차 먹질 않고 주길래 그때 고개를 들어 아이를 바라 보았다.
아이는 웃는 얼굴과 고집있는 얼굴 사이에 애매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받아 먹으란 건가..?'
아이가 준 계란말이를 받아 먹으니 환하게 웃으며 한개를 더 주더라.
한개를 더 받아 먹으니 한개를 또 내밀었다.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다.
아이가 알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그냥 우연일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그때 계란말이 맛이 아직 기억에 남아있다.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