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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올 한해를 시작하며. 올해로 2022년. 우리 아이는 세살이다. 고양이보다 작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눈감았다 떠보니 아이는 어느새 내 품을 벗어나 뛰어 다니고 있다. 가끔은 실감이 나질 않는다. 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렇게 흘러가는 인생을 살고 있다는게. 내년이면 실감이 날까, 내후년이면 실감이 날까. 하루하루가 그저 똑같이 느껴지는데 그 속에서 아이만 다르게 자란다. 나의 시간은 그대로인데 아이의 시간은 나와 다르게 흘러 간다. 권태로운 하루속에 아이만 오롯이 빛이 나고 나는 그 빛을 쫓아 시간이 흘러감을 느낀다. 올 한해는 내 인생에서 제일 빛나는 시간일 것이다. 아이의 찬란한 시간속에 가장 많이 함께 할 수 있는 순간은 올해이니. 올 한해를 보내면서 힘들면 힘들겠고 행복하면 행복하겠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단정할.. 더보기
이앓이 오늘로 몇번째 이앓이일까. 앞니 두번, 앞니 양옆으로 두번. 지금까지 네번 이앓이를 앓았으니 오늘로 딱 다섯번째다. 어제 낮부터 낌새가 이상했다. 이상하게 낮잠을 거부하고 잠들기 힘들어 하더니 심지어 밤에 자는동안 아프게 두세번 울기도 했다. 오늘 낮잠은 30분채 자지도 못했고, 이 글을 쓰는 몇분전에도 이앓이로 인한 통증에 깼다가 다시 잠들었다. 어금니가 나는 시기라 유독 버겁고 힘들어 하는것 같다. 잇몸을 뚫고 이가 나온다는게 상상 이상으로 많이 아플텐데 저 조그만 아이가 그걸 견디고 있는걸 보면 마음이 쓰라리다. 이앓이가 올 때는 밥도 먹기 힘들어 하고 잠잘때도 버거워 한다. 이를 계속 득득 갈고 침받이가 젖어버릴 정도로 침이 흐른다. 무엇보다 손가락을 많이 깨물기 때문에 상처도 생기게 된다. 아이.. 더보기
뭔들 예쁘지 않을까. 보들보들 맨들맨들. 아기피부처럼 피부가 좋다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닐 만큼 아가 피부는 새하얗고 부드럽고 뽀얗다. 통실통실한 볼은 찹쌀떡같아 주욱 늘려보거나 꾸욱 눌러보게 된다. 손발은 어찌나 똥똥하고 귀엽고 앙증맞은지, 발가락 손가락 하나하나 조그맣고 너무 사랑스럽다. D자 모양의 배도 어쩜 그렇게 매력적이고 두개로 접히는 턱살도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다. 뭔들 예쁘지 않을까. 아가를 만난 순간부터 나는 빠져나올 수 없는 사랑에 빠진것 같다. 두손을 다 써가면서 온몸으로 밥을 먹는 모습도 호기심이 많고 하고 싶은게 많아 떼를 쓰는 모습도 궁금하고 신기해서 여기저기 뛰어 다니는 상황에도 웃는 표정과 우는 표정과 짜증내는 표정 그 모두. 아기의 모든 표정과 모든 모습, 모든 상황들은 소중하고 사랑스럽다.. 더보기
놀이터를 찾았다 요즘은 날씨가 많이 선선하다. 겨울이 되려나 했는데 아직 가을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아이와 매일 하는 산책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아직도 밖에서는 한발자국도 떼질 않지만 아이와 하는 산책은 언제나 즐겁다. 유모차에 가만히 앉아서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는지 지나가는 사람들 한명한명, 보이는 풍경 하나하나, 천천히 눈에 담는다. 그렇게 풍경 구경을 하다 놀이터에 가서 아이들 노는것도 보고 걷는 연습도 한다. 아파트가 넓은 편이기에 놀이터가 네군데 있는데 오늘은 여유롭게 산책을 나와 평소와는 다르게 먼 곳으로 가보았다. 아파트 끝자락에 있는 조그마한 놀이터. 아가 또래 아이들이 유독 많았고 다른 놀이터들과는 다르게 층수가 낮았다. 아무래도 큰아이들이 놀기에는 심심해 보여 비교적 작은 아이들이 많은것 같았다. 처음.. 더보기
가을이 왔다🍂 가을이 왔다. 단풍도 피지 않은채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길래 이대로 겨울이 되나 했는데 아침에 창문밖을 보니 단풍이 붉은색 노란색으로 예쁘게 물들었다. 내가 학생시절 본가에 살던 때에 집앞에는 큰 나무들이 있었다. 가을이 되서 바람이 불면 영화속에 나오는 장면처럼 낙엽이 휘날렸는데 그 아래서 낙엽을 사박사박 밟아 보기도 하고 친구들이랑 뛰어 놀기도 하고 지금 생각해보면 참 순수했던 시절이다. 나이가 조금 더 먹고 나서는 순수함이 사라진듯 싶다. 나보다 한참 더 사신 우리 어머니도 계절감을 느끼고 어린아이처럼 행복해 하시는데 나는 애매하게 살아서 그런지 오히려 무던해지고 시니컬하게 되더라. 가을이 되면 일하시는곳 앞에 있는 나무에서 솔방울이나 도토리를 한두개씩 주어다 주셨는데 힘들고 우울해져 있는 딸에게 조.. 더보기
애착인형 우리 아이는 매일 들고다니는 인형 친구가 있다. 눈처럼 하얀색에 보들보들한 토끼 인형 '바니'다. 인형이라 부르기엔 정없고 토순이라 하기에는 단순한것 같아 바니로 이름을 지었다. 아이는 아침에 일어나면 바니부터 찾고 저녁에도 꼭 껴안고 같이 잠에 든다. 산책을 갈 때도 마트를 갈 때도, 차를 타거나 집안에서 돌아다닐 때에도 옆구리에 꼭 끼고 같이 다닌다. 예쁘다 예쁘다 쓰담도 해 주고, 꼭 껴안아 주기도 한다. 뭐가 그렇게 좋은지 인형을 보기만 해도 행복한 웃음을 짓는다. 나도 어릴적에 같이 지냈던 애착 이불이 있었다. 기억도 안나던 어린 시절부터 사용했던 이불인데 지금도 그 이불이 가끔 생각난다. 힘들때 이불을 껴안고 눈물 흘리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했고 잠에 들때 꼭 안고 있으면 부드러워서 기분 좋은 .. 더보기
접종열🤒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꼭 챙겨야 하는것이 생겼다. 나는 언제 맞았는지 기억조차 나질 않는데 아이 예방접종은 느낌상 매달 있는것 같다. 까먹을라 하면 병원에서 날라오는 문자. 아이가 아프지 않더라도 부모들은 소아과에 단골이 된다. 예방접종을 하고 나면 늘 조심스러워 지는게 있는데, 바로 접종열이다. 엄마아빠는 밤새 열이 나지 않을까 괜찮을까 수시로 아이를 살펴보게 된다. '힘들진 않을까. 혹여 아프지 않을까.' 태어난지 얼마 안된 아이가 아픈건 정말 눈으로 보고 있기가 힘들다. 우리 아가도 접종열이 심했는데 처음 맞았던 BCG를 제외하고는 매번 꼭 열이 올랐다. 가볍게는 38도까지 올랐고 심하게는 39.3도까지도 찍은 적이 있다. 열이 올라도 밥을 안먹거나 축 처지는거 없이 잘 놀았기에 그나마 조금 마음을.. 더보기
아이의 수면을 위한 똑게육아😴 오늘은 책을 두권 추천드릴려 해요. 수면교육을 알아보신 분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보신 책일거에요. 수면교육 책들도 종류가 많지만 저는 이것만 읽어서^^; 제가 알고 있는 부분에서 말씀드리려 합니다. 오른쪽 책을 많이들 구매 하시는데 왼쪽 책도 같이 봐주셨음 해요. 오른쪽 책은 먹놀잠에 전반적인 가이드를 잡아준다 하면, 왼쪽 책은 수면교육을 정말 세세하게 설명하고 가이드를 잡아놓은 책이에요. 수면환경 조성하는 방법, 긍정적이고 일정한 수면의식, 개월수별 평균 수유량, 밤수 끊는법, 먹텀 만들기, 수유공식, 낮잠변환시기, 개월수별 하루 먹놀잠 등 이시기때 엄마분들이 많이 고민하시는 것들이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어요. 책에 몇부분만 가져왔는데, 보시면 수면패턴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는게 보이실 거에요. 저렇게 딱딱.. 더보기
첫 그림 (옴모 크레용)🎨 돌이 지나면서 아이와 그림놀이를 해주려 크레용을 들였어요. 저는 그냥 일반 크레용을 생각했는데..ㅎㅎ 요즘에는 아이용 크레용도 종류가 많더라구요ㅋㅋㅋㅋ 채소로 만든것도 있고 카카오로 만든것도 있어서 신기했어요! 저는 제일 많이 쓰시는것 같은 옴모(OMMO)크레용으로 들였답니다😊 12색 구성도 있었지만 저는 6색 구성으로 들였어요. 12색 구성에는 동화책과 파우치가 추가로 구성되어 있어요ㅎㅎ 아가들 책을 보면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으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보라색은 있을때도 있고 없을때도 있더라구요? 책이랑 연계해서 공부하기 좋을것 같아 6색으로만 들였어요. 전집이나 교구들을 보면 색을 주제로 나온 것들이 많잖아요. 같이 놀아주고 그려주고 이야기 해줄때 좋더라구요. 아직 입으로 들어가는게 대부분에 .. 더보기
낯가림 길을 걷고 있으면 뛰어다니는 어린 아이를 붙잡으러 다니는 부모님들을 종종 보게 된다. 아가 신생아적 시절에는 우리 아이도 나중에 저렇게 다니겠구나. 언제 클까 기대하곤 했다. 하지만 아이는 조심성이 많았고 돌전에는 유모차랑 카시트도 거부할 만큼 낯가림이 심했다. 돌이 지나고 15갤이 된 지금도 밖에서는 한발자국도 걷지 않는다. 그래도 조급함을 내지 않으려 한다. 나를 닮아 성향이 이런걸까 느린걸까 걱정도 하지 않으려 한다. 성장앨범을 찍으러 다니면 울고불고 난리가 났고 외식은 꿈도 꾸지 못했다. 집에서조차 베란다나 옷방, 신발장같은 낯선 장소에는 발을 디디지 않았다. 당연히 사람낯도 엄청 가리고 아빠와 엄마를 제외한 사람은 모두 거부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아이는 외식을 하면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고 구경.. 더보기
계란말이 우리 아이는 계란말이를 참 좋아한다. 밥을 차려주면 이것만 먼저 먹을 정도로. 포슬포슬한 식감이 좋은 것일까, 쨍한 노란색이 예뻐보인 걸까. 나로서는 잘 먹어주는 아이가 마냥 고마울 뿐이다. 계란말이를 한입 두입 먹고 나면 남편과 나에게 꼭 계란말이를 건넨다. 그걸 받아다 다시 자기 입에 넣어주는걸 좋아한다. 입을 '아-' 하고 벌리는걸 보고 있자면 조그마한 병아리같아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더라. 시간이 좀 지난 일중에 기억나는 날이 있다. 그날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고 아이 밥을 차렸다. 그날은 유독 힘에 부쳤는지 아이에게 밥을 먹이던 도중 눈물이 나왔다. "미안해. 엄마가 아가 앞에서 울면 안되는데 미안해.." 말을 알아들을 나이가 아니었기에 내가 한 말은 그저 스스로에게 한 말.. 더보기
아이의 모빌 어린 아기가 있는 집에 꼭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모빌' 우리 집에서도 다를 바 없이 모빌을 출산 전에 미리 준비해 두었다. 내가 준비해둔건 곰돌이가 책을 들고 있는 모빌이었다. 예쁘고 아기자기해서 바로 구매했더란다. 국민 모빌이라고 불리는 모빌은 내 눈에 너무 유치하고 비싸기만 한 것 같아 들이지 않았다. 근데 아이가 너무 모빌을 좋아하고 잘 보길래 국민 모빌을 들여보게 되었다. '이게 왜 국민 모빌이지..? 예쁘지도 않은데 잘 볼까?' 내 예상과는 다르게 아이는 모빌을 본 그날 내가 그동안 본적 없는 함박웃음을 보여주었다. 매일 봐도 질리지 않은지 심심할 때, 졸릴 때, 밥 먹을 때도 자주 모빌을 바라보더란다. 그 뒤로 집안일 할때, 화장실 갈 때나 재울 때 모빌 덕분에 나도 여유를 좀 더 .. 더보기